환율이 도대체 왜 이런가

경제 // 2024년 12월 28일 작성

환율이 연일 미친듯이 뛰고 있다. 이대로면 1달러가 1500원을 넘는 게 판지는 절대 아닐 것 같다. 그렇다면 왜 환율이 이따위일까? 개인적인 판단으로 정리해 보자. 아마도 비슷한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을 통해서도 자주 들을 수 있겠지만 말이다.

기준금리차

미국과 한국이 연일 기준금리를 낮추고 있지만 아직 미국 기준금리가 압도적으로 높다. 그런데 연준은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속도를 늦추기엔 다른 문제가 너무 크다.

기준금리는 중앙은행의 초단기 채권 금리일 뿐이라 직접적인 요소로 보기엔 미묘하기는 하다. 실질적인 영향은 국채금리차가 주는 것이 클 것 같다.

국채금리차

10년물 금리차를 보자. 한국과 비교해서 심각하게 미국채 금리가 높다.

투자자 입장에선 당연히 금리가 낮은 한국채가 아닌 금리가 높은 미국채로 투자가 하는 게 상식적이고 현실이다. 당연히 국내 투자금이 빠져나가고 이는 원화 약세로 이어진다.

아마도 원화 가치가 하락하는 가장 큰 이유이지 않을까.

트럼프 효과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미국 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우려가 제법 있다. 이는 결국 미국채 금리에 기름을 더 끼얹는 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 기업 경쟁력 약화

삼성전자가 연일 비실비실하다. 이유야 당연히 실적 부진이다. 가장 중요한 메모리 반도체 실적이 제대로 반등하지 못 하고 있고, 그밖에 파운더리 실적은 엉망이다.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수출 기업은 트럼프 관세 정책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필이면 중국은 보조금의 힘을 이용해 한국의 수출 산업을 차례차례 쓰러뜨리고 있다. 중국의 저가격 공세를 이길 기업은 압도적 기술이 없는 한 아마도 별로 없을 것 같다.

결과적으로 외국인들이 한국에 투자할 이유가 점점 없어지고 있다. 이는 자금 유출로 이어지며 결국 원화 약세로 이어진다.

한국은행의 시장에 돈 풀기

한국은행이 연일 RP를 매입 중이다. 시장에 돈을 풀고 있다는 말이다. 이는 원화 가치 하락 즉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 이것도 당연히 환율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정치적 불확실성

가장 중요한 건 대통령 탄핵이 마무리 되는 것 같다. 다만 기각이 아닌 탄핵 인용이 되어 파면되어야 불확실성의 끝이다. 파면이 안 되면 신뢰가 깨진 정부와 국회 사이의 대립으로 새로운 정치적 불확실성 생기는 데다 계엄으로 인해 이미 외교 관계가 파탄난 상황이라는 불확실성이 계속 될 뿐이다. 탄핵이 빨리 안 되면 국가 신용도를 뒤흔들 가능성도 있다.

물론 국무총리(대통령 권한대행)의 탄핵도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비율일 것 같다. 오히려 권한대행이 재판관 임명을 보류한 것이 더 큰 영향일 것인데 여당의 탄핵 지연 전략에 동조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불확실성이 투자자들 눈에 곱게 보일 리가 없다.

결론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 트럼프 효과 + 기업 경쟁력 약화 + 계엄 + 탄핵 지연 = 원화 떡락

가장 중요한 것은 '헌재가 분발해서 빨리 탄핵 결론을 내는 것' 같다. 그나마 자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들 중 가장 크고 중요한 일이니 말이다. 최대한 빨리 다음 정부가 들어서서 트럼프 정부와의 협상을 시작해야 나머지 자력으로 해소 가능한 요인들을 처리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