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 건을 보며 드는 생각들

경제 // 2025년 03월 21일 작성 // 2025년 03월 23일 업데이트

전쟁으로 돈을 버는게 좋냐니 인권적으로 문제가 있다니 등등 비판을 들을 수는 있겠지만, 적어도 금융적인 목적에서 국내 방산 기업들에 대해 개인적으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발발 이후 지금껏 호의를 가지고 있었다. 현재는 직접 투자하고 있진 않지만 과거엔 푼돈이나마 용돈 벌이를 해준 고마운 기업들이기도 하고 말이다.

그런데 그 호의를 무시하듯이 몰래 뒷통수를 갈겨버린 사건 하나가 어제 국장이 마감된 후 기습적으로 벌어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 결정 (3월 20일)

사측의 기습 공격에 피가 낭자하고 있는 끔찍한 장면 (네이버증권) 사측의 기습 공격에 피가 낭자하고 있는 끔찍한 장면 (네이버증권)

무려 3조 원이 넘는 역대급 대규모의 유상증자다. 그것도 돈을 잘 벌고 있는 우량한 기업이 투자를 위해 주주들에게 돈을 더 내놔라고 협박할 거라는 말이다. 물론 돈을 줘도 주가는 떨어지는 매직이 펼쳐질 것이고 말이다.

왜 하필 이 때일까?

왜 하필이면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지 얼마되지 않은 이 때에 기습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일까? 물론 아직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하기 전이긴 하다.

왜 하필이면 공매도 재시행이 얼마 남지 않은 이 때에 기습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일까?

왜 하필이면 경영권 승계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의심되는 재벌이 기습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일까?

왜 하필이면 멀쩡한 자사 조선 기업 놔두고 일반 방산 기업이 조선사에 투자를 해야 하는 걸까?

왜 하필이면 이 때에 유상증자를 결정하여 애꿎은 주주들 뒷통수를 가격한 것일까? 의심은 너무나 많다. 하지만 의심한다고 해도 이제부터 일어날 주주들의 손해를 회복시킬 방법이 없다. 상법에는 회사 오너들에게 손해만 안 끼치면 문제가 없다고 젹혀있으니 말이다. 나중에 유상증자를 취소한들 주가는 하락한 상태일 테니 역시나 회복할 방법이 없을 것 같고 말이다.

남은 건 또 그것 뿐일까?

최근 여러 기업의 수 건의 유상증자가 기습 발표 되었다 소액주주들의 원성을 폭발시켰던 일이 있다. 얼마나 심했으면 맞는 칼이 없는 금감원까지 나섰을 정도니 말이다. 이번에도 금감원이 나선다고 할 정도면 이번 일이 얼마나 심한지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남은 건 정말 상법 개정 뿐인 듯하다. 이 정도면 여당과 재계도 상법 개정의 필요성을 인정해야 도리에 맞는 것이지 않을까?

만약 상법 개정안이 거부되면 국내에서 중장기 투자할 만한 건 결국 은행주 정도 밖에 안 남을 것 같다. 오너라는 개념이 없는 기업은 은행 외에 무엇이 있을까?

아니면 다 포기하고 미장으로 완전히 가야할 판이다. 정부와 재계와 여당이 국장에 있지 말라고 하는데 미련 가질 이유가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