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역전쟁: 일부 관세 면제라는 밥상이 차려졌지만 엎으려고 준비 중인 트럼프

경제 // 2025년 04월 14일 작성

중국과의 무역전쟁이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가려는 와중에 갑자기 전해진 중국 외의 국가 상호관세 유예 소식에 시장은 아낌없는 반가움을 보여줬다. 거기다 주말 사이에 일부 품목의 관세를 면제한다는 소식 또한 알려지면서 시장에는 희망이 감도는 듯했다.

하지만 호재가 왔다고 앞으로 악재가 안 오는 것은 아닐 거다.

중국과의 맞짱은 일단 냉정해지기로 한 모양

관세 유예 소식과 더불어 백악관은 중국 최종 관세가 145%라 발표했다. 초기에는 왜 갑자기 뻥튀기 되었나 하는 혼란이 있었지만, 기존 펜타닐 대응 부족에 따른 관세 20%에 추가된 상호관세 125%를 더한 수치였다.

중국도 강경 입장에는 변함이 없었다. 보복관세를 125%로 올리며 역시 똑같이 반격하고 있다. 아무리봐도 시진핑이 물러설 뜻은 전혀 없다고 보인다.

이렇게 사태가 일촉측발이 되나 했는데 양측은 다 부담은 있었나 보다. 양쪽 모두 관세를 더이상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 선언했고, 트럼프는 협상이 잘 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나저나 트럼프의 태도의 잦은 변화가 좀 문제가 있어 보이긴 하다. 언제는 강경하게 나오다 이번에는 "합의하면 좋을 것, 시진핑은 내 친구"라며 '제발 협상장에 나와주세요'라고 아예 협상을 호소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니 말이다.

유럽과의 대치도 침착해지는 분위기로

EU도 트럼프에게 당한 행위(?)를 그대로 돌려줬다. 미국산 제품에 부과된 25% 관세를 90일간 유예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뭐 화답도 똑같이 돌려준 거긴 하지.

그래도 유럽은 긴장은 유지하려는 모양이다. 협상이 실패할 경우 미국 빅테크에 세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유럽은 이미 실컷 미국 빅테크 때리기를 시전 중이라 이게 뭔 소리인가 싶기도 하지만 뭐 어쩌겠나.

아무리 트럼프라도 자국 기업 피해에 눈치를 안 볼 수는 없었을 것

주말 사이에 갑자기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에서 상호관세 대상 품목 중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하드디스크, 프로세서, 메모리, 반도체 제조장비 등등 여러 품목이 제외되었음을 공지했다. 확실하진 않지만 이 조치에는 기본관세(보편관세) 10% 조차도 면제되는 것 같다. 애플의 입김이 통한 것인지 애플에게는 상당히 안도의 한숨을 내쉴 시간이 주어졌다.

어쨌든 자국 기업이 피해를 보게 만드는 것도 대통령으로써는 해서는 안 될 일이기도 하니 당연한 조치라고 보인다. 최근 탄핵 당한 어느 나라의 대통령이었던 사람보다는 눈치를 볼 줄 아는 것일까?

하지만 차려진 밥상을 그냥 보기만 할 트럼프가 아니다

위의 관세 면제 품목들이 이후 관세가 안 메겨진다는 보장은 없다. 특히 반도체 관세가 별도로 남아있다는 점은 생각해야 할 것이고 이 경우 반도체 제조장비도 관세 대상이 될 것은 뻔해 보인기도 하다.

실제로 미국 상무부 장관은 반도체 관세가 한두달 내에 부과될 것이며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점까지 밝혔다. 트럼프 또한 면제된 품목 중 일부는 다른 관세 범주로 옮겨질 것이라고 발언하며 역시 관세가 부과될 것임을 확인된다. 사실상 예정된 악재이지만 그 내용을 자세히 알 수 없어서 또 '예정된 불확실성'이 하나 생겨버렸다.

트럼프는 전혀 물러설 뜻이 없음을 나시 내비쳤다. 아 제발 그만 물러서 좀.

여담

어쨌든 트럼프는 대외적으로는 오락가락한 자세로 상황를 흔들고, 내부적으로는 실제 상황은 이야기 하지 않고 무조건 좋게 포장해서 대외 발언 중이다. 뭐 좋게 말한 것이고, 일반적인 표현으론 거짓말 투성이다.

트럼프는 자신의 정책이 리세션을 일으킬 수 있지만 어쨌든 불황만 피하면 된다는 자세를 가진 듯하다. - WSJ

물론 언제까지 이런 자세를 취할 수 있을지 알 수는 없다. 이미 그의 약점이 채권이라는 것은 여실히 드러났으니 말이다. 설마 배째라고는 하진 않겠지?

뭐 하여간 빨리 결론이 좀 나왔으면 좋겠다...만 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일단은 금주 내로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반도체 관세가 어떻게 나오나 지켜볼 차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