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잘 먹지 않는 아이
앞서 산만함과 집중력에 관한 고민을 남긴 적이 있었는데 거기에서 연장선으로 그어진 고민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식사 시간에 다른데 집중하느라 밥을 잘 먹지 않는 아이에 대한 고민이다.
예를 들자면 식사 시간 초반에는 밥을 좀 먹다가 어느 정도 먹거나 시간이 경과하면 갑자기 주변을 탐색하기 시작하고 이어 거기에 집중하면서 밥 먹는 것을 잊어버리는 상태가 점점 길어진다. 가급적 식사 시간을 40분으로 잡고 이 한도 내에서 먹이라는 지침을 지키려 하다보면 결국 아이에게 계속 먹으라고 재촉할 수밖에 없기도 하다.
과연 어떻게 하면 식사를 좀 더 즐길 수 있을까, 과연 어떻게 하면 식사에 우선 집중할 수 있게 할 수 있을까? 이번에도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느껴(?)보자.
이상
이상적인 '식사에 집중시키기'를 대충 정리해 보면 이렇다. 요즘 AI 정말 좋아서 자료를 일일이 찾아서 정리할 필요가 없다.
- 긍정적이고 편안한 식사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좋다. 즐거운 대화나 차분한 환경, 그리고 정해진 식사 시간 등을 정하는 것이 이를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다.
- 식사에 집중하도록 유도해 본다. 음식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볼 수도 있다. 처음에는 적은 양을 먹더라도 차라리 천천히 먹도록 격려하며 칭찬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물론 시간 제한 내라는 것은 생각해야 할 것 같다.
- 식사를 놀이처럼 만들어 줄 차례다. 음식으로 아예 놀거나 음식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줄 수도 있다.
- 산만함에 대해서는 부드럽게 개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강요는 피하되 가급적 여러 음식을 먹어볼 수 있게 시도해 보자.
- 중요한 것이 있다면 바로 '인내'다. 아이는 빠르게 성숙하지만 그래서 미성숙한 부분이 아프게 다가올 수 있으므로 이를 참을 수 있어야 할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좋은 이야기들이 잔뜩 적혀 있었다. 참 좋은... 하아....
현실
아니 그래서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거야?
이상적인 해법에는 언제나 그렇지만 모법답이긴 한데 현실적으로는 무의미한 소리인 경우가 많다. 정확하게 말해서 이상적인 해법을 현실로 대입시키기엔 변수가 너무 많다고 해야 할 것 같다.
긍정적이고 편안한 식사 분위기를 만드는 건 좋다. 언제나 시작은 긍정적인 분위기였다. 하지만 그게 이어지기란 쉬운 일이 아닐 뿐이다. 왜냐하면 아이가 밥을 먹는 걸 후순위로 미뤄버리니 말이다.
식사에 집중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이 글의 본질적인 난관이라고 이미 언급한 문제인데 했 이걸 해결하기 위해서 집중을 유도하라니 꼬리에 꼬리를 무는 표현이다. 개발자식으로 표현하자면 순환 참조 문제다. 식사 도중 산만해지는 아이를 어떻게 지도할 수 있을까? 식사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면 끊임 없이 주제를 만들 줄 알아야 할 텐데 그건 개인적으로 무리다. 아무리 이야기거리를 꺼내려해도 금방 막힐 뿐이다. 거기다 거기에 흥미를 못 느끼기도 하고 말이다.
그러니 식사를 놀이 처럼 만드는 것도 참 힘들다. 그때 뿐이니 말이다. 금방 질려서 다른 것을 찾게 되는 아이를 보고 있자면 화를 참기가 힘들어 지기도 한다. 심하면 식사를 놀이가 아닌 전쟁터로 만들어 버리기도 한다. 그러고보니 자기 팀에 트롤이 낀 멀티플레이어 게임도 놀이라면 놀이겠네.
그래서 이번에도 얻게 된 사실은 바로 '인내가 필요하다'인 것 같다. 육아에서 인내심은 가장 중요한 능력치다. 이게 없는 사람들 중에 일부가 가끔 뉴스에서 안 좋은 일로 나오기도 할 정도로 중요한 능력이다.
결국 이상적인 해답은 현실에선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여담
이런 문제에 관해 주변인들에게 토로해 보면 이런 대답을 종종 들을 수 있다.
아직 어린 아이에게 너무 많이 바라고 있는 것 아냐?
자료를 정리하면서 좀 허탈함이 있기는 했지만 이런 대답을 듣고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 자체로 위로가 되기도 한다. 아이는 아직 크는 단계이고 클 날이 너무 많이 남았으니 시간이 지나면 더 좋아지지 않을까?
집중력 또한 성장할 수록 주변 상황 인지가 높아진다는 점에서 볼 때 식사에 집중하지 못 하는 것 또한 성장하면서 개선될 여지는 분명히 있을 걸라 생각된다.
결국 '인내심'이야 말로 육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스탯이라는 말이다. 이런 문제 상황을 어떻게든 견디며 아이가 크길 기다려야 되니 말이다. 그런데 이 스탯을 어떻게 올리지? 레벨업 하면 되나? 경험치는 어떻게 쌓지? 모험가 길드도 없고 하하....
그냥 이 글을 쓰는 작자가 너무 성급하다고 결론을 내면 편할 것 같다. 좀 더 지켜보면서 바뀌길 기대해 보는 수밖엥 없을 것 같다.
그나저나 이상론이 좀 더 현실적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 도대체 뭘 어쩌라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