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PIES? 유아 알레르기? 뭐지 이건?

건강 // 2024년 07월 26일 작성 // 2024년 07월 27일 업데이트

생후 9개월 가량 된 둘째가 어느날 갑자기 심한 구토를 했다. 이유식으로 점심을 먹고 약 2시간 정도 지난 후 낮잠을 자기 위해 누웠다 분수토를 한 이후 세 차례에 걸쳐 먹은 것을 거의 모두 토해냈다. 부모로써는 걱정스러운 일이다. 어디 아픈가 걱정되기도 하고 빈 속이 되어서 배고프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되고 말이다. 거기다 이런 일이 두 번째라 더더욱 마음에 걸렸다.

과거의 사례는 잘 기억이 안 나지만 달걀과 관련이 있을 것 같다. 최근의 경우 평소 식사와 차이점이 있다는 달걀을 먹였다는 점이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달걀 노른자만 먹였었다면 이번에는 흰자까지 같이 먹였다는 차이가 있다. 다만 아이가 거부해서 오히려 더 적게 먹기는 했다. 종합해보면 달걀 알레르기일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래서 관련해서 찾아보니 달걀 알레르기일 가능성에 관한 많은 글을 찾을 수 있었다. 거기다 생소한 단어도 하나 더 알게 된다. 바로 이 글의 주제인 FPIES다.

FPIES

FPIES: Food Protein-Induced Enterocolitis Syndrome
식품 단백질 유발성 장염 증후군

FPIES는 음식 섭취 후 수 시간 이내에 알레르기 반응으로 의심되는 구토가 발생하는 증상이다. 그리고 이후 설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특징이 있다. 알레르기와 비슷하지만 반응이 지연되어서 나타난다는 점 또한 주요한 특징이며 그래서 '지연된 음식 알레르기' 등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 FPIES는 모유에서는 발병이 거의 없는 편이다. 대신 분유나 이유식을 먹었을 때, 특히 모유만 먹다 분유나 이유식을 시작했을 때 발생할 수 있다.

모든 알레르기가 그렇지만 이 증후군도 어떤 음식물에 의해 발생하는지 정해져 있지도 않고 딱히 치료약이나 예방 백신 같은 것도 없다. 다만 알레르기라는 특징, 즉 알레르기 유발원(알레르겐)을 파악하면 증상 발생을 회피할 수도 있다. 의심되는 음식물을 안 먹이면 된다는 말이다.

다행히도 FPIES는 유아 시기를 지나는 3~5세 정도로 성장하면 대체로 사라지는 편이라고 한다. 아마도 미숙한 상태에서만 발생하는 알레르기 정도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따라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구토로 기도가 막히면 심각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고, 영양분을 제대로 섭취할 수 없는 문제도 있으니 알레르겐 음식물을 무리해서 먹이지는 말아야 할 것 같다.

여담

애초에 달걀은 유명한 알레르겐이다. 거기다 텁텁하고 입 천장에 잘 달라붙는 식감도 구토를 유발할 수 있다. 반숙으로 먹으면 몇몇 단점이 사라지긴 하지만 유아에게 안 익은 노른자를 먹이는 것도 해서는 안 될 일 같고 그렇다고 이 영양가 높은 음식을 안 먹이는 것도 여러모로 참 안타까운 일이다.

어쨌든 달걀이 알레르겐으로 의심된다고 해도 무작정 달걀 섭취를 중단할 필요까지는 없을 지도 모르겠다. 조금씩 먹여 보면서 사태를 지켜보고 인과관계가 강하게 의심되면 소아과를 방문해서 상담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물론 FPIES 같은 지연된 반응이 아닌 아나필락시스(급성 알레르기 쇼크), 특히 얼굴이나 입술이 붓는 등의 증상이 갑자기 발생하는 것 같으면 반드시 섭취를 중단하고 최대한 빠르게 병원에 가본는 것을 추천한다. 만에 하나 호흡기나 혈액순환계에 부종이 생기면 치명적일 수도 있다.

참고로 증상이 있었던 둘째는 하루 정도만 구토로 고생하고 다음날엔 다행히도 원래대로 회복되었다. 다만 그 뒤로 달걀 섭취는 아직 시도하지 않고 있다. '언젠가는 시도해 봐야지' 생각만 하며 시간은 좀 흘러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