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파리 vs 크롬

2020년 5월 29일 작성

맥을 사용한 이후로 자주 하는 짓이 있는데 바로 기본 브라우저 바꾸기다. 예전에는 파이어폭스를 자주 사용하긴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크롬사파리 사이를 왔다갔다 하고 있다. 뭐 하여간 이 짓을 수년간 하다 보니 뭔가 사리(?) 같은 게 생겨서 글로 한번 남겨보고 싶어졌다.

설마 사파리크롬이 뭔지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만, 궁금하다면 각 링크의 내용을 읽어보자.

누가누가 덜 병신인가

뭐… 그렇니까 제목을 풀어보자면 둘의 장점을 먼저 보자는 거다.

사파리의 장점

맥의 경우 사파리는 기본 탑재 브라우저다. 그래서 별도의 설치가 필요없다. 어찌 보면 상대적으로 가장 큰 장점일 수도 있다.

기본 탑재 브라우저라서 그런지, 아니면 OS 개발자가 같이 개발해서 최적화가 잘 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상대적으로 가볍게 돌아간다. CPU를 덜 먹는다는 의미다. 비디오 플레이어도 최적화가 잘 되어 있는 편이기도 하다. 물론 상대적인 비교다.

기능 면에서 보자면, 링크를 클릭해서 새 탭으로 열린 페이지가 백 스와이프로 닫히는 유용한 기능이 있다. 마치 이전 페이지로 돌아가는 것 처럼 부드럽게 탭이 닫히고 이전 탭이 나타난다. 멀티 탭 브라우저에서 독보적으로 편한 기능이라고 생각한다.

이건 장점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트랙패드 최적화가 정말 잘 되어 있다. 어차피 맥의 트랙패드 사용성은 넘사벽이라 굳이 말 안 해도 될 것 같다.

상대적으로 메모리를 적게 먹는 편이기도 하다. 그것도 가볍도 메모리도 적게 먹는다는 것은 정말 큰 장점이다.

보안에 대해서도 상대적으로 철저한 편이다. 예를 들어 다운로드를 받을 때 새로운 사이트는 매번 확인을 거친다. 그리고 패스워드 자동 입력도 인증을 거친다. 심지어 확장 개발도 개발자 등록과 심사를 거치는 점으로 인해 상당히(혹은 너무?) 깨끗한 편이다.

크롬의 장점

크로스플랫폼… 아니, 가리는 OS가 별로 없는 편이라는 하는 편이 좋겠다. 사파리는 사실상 맥 전용이라는 점에서 비교 우위를 가질 수 있는 특징이다.

별도로 설치해야 하지만 이게 일부 사람들에게는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빠른 브라우저로 유명세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게 빠르다고 하기엔 경쟁자가 너무 많아서 그냥 무난한 성능이라고 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브라우징에 도움을 주는 확장 플러그인이 풍부한 편이다. 쓰다가 없으면 불편함을 느낄 정도이니 큰 장점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자체적인 기능이 아니라는 점에서 과연 크롬의 장점인가는 심각하게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가장 큰 장점으로, 무난한 성능에다 워낙 사용자가 많아서 거의 독점 플랫폼화 되어가고 있다. 굳이 다른 브라우저를 쓸 이유가 없을 정도로 웹의 표준 환경이 되어가고 있다.

누가누가 더 병신인가

이제 단점을 훑어보자.

사파리의 단점

전반적으로 좀 느리다. 사이트 로딩도 느린 편이다. 거기다 스크립트 동작도 상대적으로 느리게 느껴진다.

확장을 지원하긴 하지만 애플스러운 정책으로 인해 개발이 부실한 편이다. 아니 그냥 확장은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

초반부터 지금까지 잘 안 고쳐지는 문제를 좀 짚어보자면, 터치패드로 이전 페이지로 돌아가기(backward) 시 가끔 짧게 먹통이 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돌아갔을 때 위치가 초기화되고 아예 페이지가 새로 로딩된 느낌을 받게 되는데 사용성을 저해하는 요소다.

일부 스크립트의 동작이 달라서 가끔 오동작하는 사이트가 있다. 과연 이게 사파리 자체의 문제일까 아니면 사이트 개발자의 문제일지는 좀 깊은 고민이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reddit이나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일부 웹페이지에서 과도한 CPU를 사용한다며 페이지를 닫으라는 경고가 뜨는 경우가 있다. 스크립트 엔진의 버그이거나 사이트 쪽에서 잘못 만들었거나 알 수가 없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고질적인 문제라고 생각된다.

가끔 사이트가 로딩 안 될 때가 있다. 특히 트위터가 자주 문제가 발생한다. 껐다 켜거나 캐시를 날리고 데이터를 지우고 하면 해결되는 문제라 큰 단점이 아니다…라고 하기엔 너무 병신 같다.

유튜브 실시간 영상에 한해서 HTML5 비디오 플레이어가 오동작하는 경우가 드물게 있다. 어떤 곳에서는 화면이 깜빡거리고 어떤 곳에서는 소리가 뚝뚝 끊기고 또 어떤 곳에서는 화면과 소리 둘 다 병신이고…

보안을 위해 사용자들을 귀찮게 하는 점도 단점이라고도 볼 수 있다.

크롬의 단점

크롬의 유명한 단점은 언제부터 였는지 모르겠지만 역시나 욕심쟁이라는 점이다. 상대적으로 많은 메모리와 CPU를 점유한다. 상대적으로 라고 적기는 했지만 거의 배 이상 더 차지한다고 느껴지니 정말 큰 단점이기도 하다. 심지어 HTML5 비디오 플레이어도 CPU를 많이 점유한다. 유튜브 보고 있는데 맥북이 이륙하는 게 그다지 유쾌한 경험은 아니다.

보안 면에서 상대적으로 뒤떨어진다는 평이 있다. 특히 얼마 전에는 저장된 패스워드가 유출된 경우도 있었고, 패스워드 자동 입력이 무분별하게 동작한다는 평도 있다. 풍부한 확장들의 도덕성 또한 어느 정도인지 평가가 필요할 것 같다.

사용자가 너무 많아진데다 개발사가 사기업이라 독점화가 우려되고 있다. 구글은 IT 회사이고 웹 기술에 크게 관여하고 있다. 웹 표준을 제정하는 HTML5 스펙에 너무 심한 간섭을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러다 독점으로 지정되면 아마도 큰 제한을 받을 미래의 염려가 단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결론

멀티태스킹, 배터리 사용량, 보안에 민감하면 사파리를 무조건 추천한다. 특히 외부에서 배터리로 맥북을 써야 한다면 크롬은 절대로 답이 아니다.

하지만 많은 사이트에서 편하게 쓰고 싶으면 크롬이 답일 수 밖에 없다. 특히 웹 브라우저에서 모든 것을 한다면 추천할 만 하다. 확장도 편리함을 보태주는 요소다.

그래서 결론을 내자면 사파리가 아무래도 더 병신 같다. 그리고 그걸 주력으로 쓰는 나도 병신일지도…